I. Executive Summary: Navigating the Great Decoupling
2025년 하반기 서울 및 수도권 부동산 시장은 단순한 상승 또는 하락의 이분법적 프레임으로 설명할 수 없는 복합적인 국면에 진입했다. 현재 시장의 핵심 동인은 ‘초양극화(Hyper-polarization)’ 혹은 ‘디커플링(Decoupling)’ 현상의 심화로 요약된다. 이는 지역, 자산의 질, 그리고 구매자의 자금 조달 능력에 따라 시장이 여러 갈래로 분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본 보고서는 2025년 하반기 시장이 강력한 규제와 거시 경제의 하방 압력으로 인해 전반적인 거래량은 억제되는 가운데, 구조적인 공급 부족에 직면한 소수의 핵심 자산 가격만이 견고한 지지력을 보이는 ‘불안정한 하향 안정(Downward Stabilization)’ 상태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시장은 현재 상반된 힘의 강력한 줄다리기 속에 놓여 있다. 한쪽에서는 1% 미만의 저성장 기조와 가계의 구매력을 직접적으로 옥죄는 ‘스트레스 DSR 3단계’라는 강력한 긴축 요인이 시장을 짓누르고 있다. 다른 한쪽에서는 경기 부양을 위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현실화된 공급 절벽, 그리고 매매 수요를 자극하는 전세가격 급등이라는 팽창 요인이 가격을 밀어 올리고 있다. 분석 결과, 2025년 하반기에는 금융 규제라는 정책적 제동 장치가 시장의 과열을 막는 가장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하며, 전면적인 상승 랠리를 억제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따른 부문별 전망은 다음과 같다. 첫째, 서울 핵심 지역(강남3구, 용산 등)은 ‘강보합(Strong-to-weak price support)’을 보일 것이다. 극심한 공급 희소성과 안전자산 선호 현상(Flight to Quality)이 가격을 방어하겠으나, DSR 규제로 인해 유효 수요층이 제한되면서 상승폭은 뚜렷한 한계를 보일 것이다. 둘째, 서울 외곽 및 수도권 광역 지역은 ‘약보합 내지 소폭 하락(Weak price support to slight decline)’이 예상된다. 이들 지역은 대출 규제와 경기 둔화에 상대적으로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일부 중가 지역에서 ‘풍선 효과’가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으나, 전반적인 추세는 침체 국면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다. 셋째, 전세 시장은 공급 부족과 매매시장 이탈 수요가 겹치며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선호도 높은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불안정성이 가중되며, 이는 서민 주거 안정성을 위협하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아래 표는 2025년 하반기 서울 및 수도권 아파트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상승 및 하락 요인을 요약한 것이다.
Table 1. 2025년 하반기 서울 아파트 가격에 대한 주요 상승 및 하락 압력 요약
| 상승 압력 (Upward Pressures) | 하락 압력 (Downward Pressures) |
| 구조적 공급 부족 ('공급 절벽' 현실화) | 스트레스 DSR 3단계 전면 시행 (강력한 대출 억제) |
| 전세가격 상승에 따른 매매 수요 자극 | 1% 미만의 국내 경제 저성장 기조 (KDI 0.8% 전망) |
|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및 지정학적 리스크 |
| '똘똘한 한 채'로의 자산 집중 및 안전자산 선호 심화 | 1950조 원을 넘어선 가계부채 부담 |
| 주요 지역 재개발 및 인프라 사업 추진 | 부동산 PF 부실 및 건설업계 불안정성 심화 |
II. The Macro Environment: A Confluence of Headwinds
부동산 시장은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섬이 아니라 거시 경제라는 거대한 바다 위에 떠 있는 배와 같다. 2025년 하반기, 이 바다는 국내외적으로 발생한 여러 악재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거친 파고를 예고하고 있다. 글로벌 경제의 동력이 약화되고 지정학적 불안이 고조되는 가운데, 한국 경제는 1% 미만의 저성장 터널에 진입했다. 이러한 거시적 환경은 자산 가격의 전반적인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운 근본적인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며, 시장의 잠재적 상승 동력을 크게 제한하고 있다.
2.1 Global Economic Outlook and Geopolitical Risks
2025년 세계 경제는 둔화된 성장과 고조된 불확실성으로 특징지어진다. 국제통화기금(IMF)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등 주요 국제기구들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이른바 ‘트럼피즘(Trumpism)’의 확산과 그에 따른 관세 전쟁 가능성을 주요 하방 리스크로 지목하며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KIEP는 2025년 세계 경제 성장률을 3.0%로 전망하며, 이는 2024년의 3.1%보다 낮은 수준으로, ‘강화되는 트럼피즘, 심화되는 성장 격차’가 핵심 키워드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글로벌 경기 둔화는 수출 의존도가 절대적인 한국 경제에 직접적인 타격을 준다. 전 세계적인 수요 위축은 국내 기업의 수출 실적 악화로 이어지고, 이는 기업 투자 감소와 가계 소득 정체로 파급되어 주택 구매의 근원적 동력인 실질 구매력을 약화시킨다. 세계무역기구(WTO)는 2025년 전 세계 상품 교역 성장률을 기존 2.9%에서 $-0.2%$로 대폭 하향 조정하며 이러한 우려를 뒷받침했다.
여기에 중동 분쟁 및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은 지정학적 위기는 원자재 가격 변동성을 키우고 글로벌 공급망에 지속적인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며 투자 및 소비 심리를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 또한 팬데믹 이후 급등했던 세계 주요 도시의 부동산 시장 역시 조정 국면에 진입하면서, 외부로부터 유입될 수 있는 긍정적 투자 심리 또한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2.2 The Korean Economy in an Era of Low Growth
국내 경제 상황은 더욱 암울하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025년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6%에서 0.8%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이는 심각한 건설업 부진과 통상 여건 악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잠재성장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한국금융연구원(KIF), 현대경제연구원 등 다른 주요 기관들 역시 0.7~0.8% 수준의 저성장을 예측하며 비관적인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특히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는 건설투자의 붕괴는 심각한 수준이다. KIF는 2025년 건설투자가 2022년과 2023년에 걸친 수주 부진의 여파가 본격화되면서 전년 대비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시장의 경색, 급등한 공사비, 그리고 수년간 이어진 건축 인허가 및 착공 물량의 급감이 현실화된 결과다.
이러한 1% 미만의 저성장 환경은 부동산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가계의 실질 소득 증가는 정체되고, 고용 안정성은 위협받으며,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고가의 주택을 구매하기 위해 새로운 부채를 감당할 여력이 현저히 감소하게 된다. 결국, 경제의 기초 체력이 약화된 상황에서는 부동산 가격의 지속적인 우상향을 기대하기 어렵다.
2.3 Monetary Policy Crossroads: Rate Cut Hopes vs. Household Debt Reality
이처럼 침체된 경제 상황 속에서 시장의 유일한 희망은 한국은행(BOK)의 기준금리 인하에 쏠려 있다. 경기 부양의 필요성이 절실해짐에 따라, 시장 참여자들은 2025년 하반기에 한두 차례의 기준금리 인하가 단행될 것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실제로 한국은행은 2025년 5월, 악화된 성장률 전망치를 반영하여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한 바 있으며, 추가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하지만 한국은행은 매우 어려운 정책적 딜레마에 직면해 있다.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인하해야 하지만, 동시에 1950조 원을 넘어선 천문학적인 가계부채와 서울 부동산 시장의 재과열 가능성이라는 시한폭탄을 관리해야 하는 이중고에 처해있다. 한국은행의 공식적인 통화정책방향 결정문과 총재 발언을 종합해 보면, 가계부채와 수도권 주택 가격 동향이 금리 결정의 핵심적인 고려사항임이 반복적으로 강조되고 있다.
실제로 2025년 8월 금융통화위원회는 시장의 인하 기대에도 불구하고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했다. 당시 결정문은 “수도권 주택가격 및 가계부채 추이를 좀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명시하며, 부동산 시장 안정을 통화정책의 주요 목표 중 하나로 삼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이는 향후 금리 인하가 단행되더라도 그 폭과 속도는 매우 신중하고 제한적일 것이며, 그 효과를 상쇄하기 위한 다른 정책적 장치들이 동시에 작동될 것임을 강력하게 시사한다.
2.4 The Regulatory Gauntlet: The Decisive Impact of Stage 3 Stress DSR
시장이 기준금리 인하라는 ‘당근’을 기대하는 동안, 정부는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3단계 전면 시행이라는 강력한 ‘채찍’을 꺼내 들었다. 2025년 7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 이 제도는 2025년 하반기 부동산 시장의 수요 측면을 결정짓는 가장 강력하고 직접적인 변수다.1
스트레스 DSR 제도는 변동금리 대출의 금리 상승 위험을 미리 반영하여, 실제 대출 금리에 일정 수준의 가산금리(스트레스 금리)를 더해 대출 한도를 산정하는 방식이다. 3단계에서는 이 스트레스 금리가 100% (예: 1.5%) 적용되며, 적용 대상 역시 은행권과 제2금융권의 모든 가계대출로 전면 확대되었다. 이는 대출자의 상환 능력을 보수적으로 평가하여 빌릴 수 있는 돈의 총액 자체를 원천적으로 줄이는 강력한 총량 규제다.
이 제도의 파급력은 막대하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 연 소득 1억 원인 차주가 30년 만기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경우, 스트레스 DSR 규제 도입 이전과 비교하여 3단계 시행 이후의 최대 대출 가능 금액은 약 1억 200만 원가량 감소한다.1 이는 가계의 구매력을 기계적으로, 그리고 매우 큰 폭으로 삭감하는 효과를 낳는다.
Table 2. 스트레스 DSR 3단계 시행에 따른 가계 대출 한도 변화 예시
(가정: 30년 만기, 원리금분할상환, 기준금리 연 4.5%, 스트레스 금리 1.5%)
| 연소득 | 스트레스 DSR 적용 전 최대 대출 한도 | 스트레스 DSR 3단계 적용 후 최대 대출 한도 | 대출 가능액 감소분 |
| 7,000만 원 | 약 4억 6,000만 원 | 약 3억 8,900만 원 | 약 7,100만 원 |
| 1억 원 | 약 6억 5,800만 원 | 약 5억 5,600만 원 | 약 1억 200만 원 |
| 1억 5,000만 원 | 약 9억 8,700만 원 | 약 8억 3,400만 원 | 약 1억 5,300만 원 |
주: 위 수치는 금융위원회 발표 자료 및 관련 보도를 바탕으로 한 추정치임.1
이처럼 강력한 규제의 존재는 2025년 하반기 시장을 분석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시사점을 제공한다. 그것은 바로 통화정책의 영향력보다 규제정책의 영향력이 우위에 서게 된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하더라도, 이는 5억 원 대출 기준 월 상환액을 약 10만 원 남짓 줄여주는 효과에 그친다. 반면, 스트레스 DSR 3단계는 수억 원에 달하는 주택을 구매하는 데 필요한 ‘종잣돈’ 자체를 1억 원 이상 줄여버린다. 즉, 대출의 ‘가격(금리)’을 소폭 낮추는 정책보다 대출의 ‘총량(한도)’을 대폭 줄이는 정책의 힘이 시장 진입 장벽을 결정하는 데 있어 훨씬 더 압도적이다. 따라서 2025년 하반기 시장은 부채를 기반으로 한 광범위한 매수세가 형성되기 극히 어려운 구조적 한계를 안고 시작하는 셈이다.
III. Core Market Dynamics: A Structural Analysis
거시 경제의 거센 역풍 속에서 부동산 시장 내부의 구조적 동인들은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가? 장기적인 추세와 최근의 충격이 결합하면서, 2025년 하반기 시장은 극심하게 분열되고 구조적으로 불균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공급은 역사상 유례없는 절벽을 마주하고 있으며, 수요는 자금력에 따라 극단적으로 양분되고 있다. 여기에 전세 시장의 불안이 가중되면서 시장의 복잡성은 한층 더 깊어지고 있다.
3.1 The Supply Cliff Becomes Reality (공급 절벽)
2025년 하반기 시장을 규정하는 가장 치명적이고 구조적인 요인은 바로 ‘공급 절벽’의 현실화다. 이는 더 이상 미래의 우려가 아닌, 이미 확정된 현재의 사실이다. 주택 공급의 선행지표인 건축 인허가와 착공 실적은 2022년부터 급격히 감소해왔다. 살인적인 공사비 인상, 부동산 PF 자금 시장의 경색, 그리고 불확실한 정책 환경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데이터는 이 현실을 명확히 보여준다. 통상적인 아파트 건설 기간이 약 3년임을 고려할 때, 2022년과 2023년에 걸친 착공 물량의 급감은 필연적으로 2025년과 2026년의 ‘준공 절벽’으로 이어진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착공 감소의 여파로 2025년 입주 물량이 급감하며, 특히 수도권을 중심으로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가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부동산 PF 부실 문제는 공급의 맥을 끊는 결정타가 되고 있다. 2024년 말 기준, ‘유의’ 또는 ‘부실 우려’ 등급으로 분류된 PF 사업장 규모는 19.2조 원에 달하며, 이 중 대부분이 사업 초기 단계인 토지담보대출(11.2조 원)과 브릿지론(3.9조 원)에 묶여 있다.2 2025년 하반기부터 이들 부실 사업장에 대한 본격적인 구조조정이 시작되면서, 사업성이 부족한 프로젝트들은 좌초되고 신규 공급 파이프라인은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다.
설상가상으로, 수도권 중장기 공급 대책의 핵심이었던 3기 신도시 사업마저 토지 보상 문제와 공사비 급등으로 인해 입주 일정이 당초 계획보다 15개월 이상 지연되고 있다.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등 주요 지구의 첫 입주 시점은 2028년에서 2029년 이후로 밀려나, 단기적인 공급 부족을 해소하는 데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하는 실정이다.3
3.2 The Demand Equation: Suppressed Sentiment and "Flight to Quality"
공급이 무차별적으로 감소하는 동안, 수요는 경제적 불확실성과 대출 규제의 영향으로 위축되면서도 극도로 선별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는 시장의 양극화를 가속하는 핵심 동력이다.
‘똘똘한 한 채’ 현상은 이제 시장의 대세를 넘어 유일한 생존 전략으로 자리 잡았다. 충분한 자기 자본을 확보한 소수의 구매자들은 불확실한 경제 상황 속에서 가치가 하락할 위험이 적은 안전자산, 즉 서울 핵심 입지의 신축 및 준신축 아파트로만 몰리고 있다.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투자 유망 부동산 1순위로 신축 아파트 및 분양 아파트가 꼽혔다. 이는 공급 감소로 인한 희소성이 부각되면서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안전자산으로의 도피(Flight to Quality)’는 자산 유형별 극심한 차별화를 낳고 있다. 신축 아파트가 시장을 주도하는 반면, 한때 투자의 아이콘이었던 재건축 아파트는 급등한 공사비와 추가 분담금 갈등, 사업 지연 등의 문제로 선호도가 크게 하락했다. 전세 사기 사태의 후폭풍을 맞은 연립·다세대주택 등 비아파트 시장은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결국, 시장의 수요 구조는 ‘자본이 있는 자’와 ‘없는 자’로 명확히 나뉘고 있다. 스트레스 DSR 규제의 영향을 덜 받는 현금 부유층과 초고소득층은 제한된 공급의 핵심 자산을 두고 경쟁하는 반면, 대출에 의존해야 하는 대다수의 중산층 및 서민 실수요자들은 시장 진입 자체가 봉쇄되는 상황이다. 이처럼 무차별적인 공급 충격과 선별적인 수요 충격의 결합은 시장의 초양극화가 단순한 현상이 아닌, 피할 수 없는 구조적 귀결임을 보여준다.
3.3 The Jeonse Market's Ripple Effect
매매시장의 경색과 공급 부족은 필연적으로 전세 시장의 불안을 증폭시킨다. 2025년 하반기, 전세 시장은 매매시장의 향방을 결정짓는 중요한 변수를 넘어, 시장 전체의 불안정성을 키우는 뇌관이 될 가능성이 높다. 부동산 전문가와 공인중개사들은 압도적인 다수가 수도권 전세가격의 상승을 전망하고 있다.
전세가격 상승의 동력은 수요와 공급 양측에서 모두 발생하고 있다. 수요 측면에서는, 높은 집값과 강력한 대출 규제로 인해 주택 구매를 포기한 대기 수요자들이 대거 전세 시장으로 밀려나고 있다. 이는 매매 수요의 전세 수요로의 전환을 의미하며, 전세 수요 기반을 과거보다 훨씬 두텁게 만들고 있다.
공급 측면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매매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준공 절벽’은 신규 전세 매물의 공급을 직접적으로 감소시킨다. 여기에 실거주 의무 강화와 같은 정책들은 갭투자를 통한 임대 매물 공급을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결국 수요는 늘어나는데 공급은 줄어드는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렇게 불안정해진 전세 시장은 다시 매매시장에 파급 효과를 미친다. 급등하는 전세 보증금을 감당하기 어려워진 일부 임차인들이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중저가 아파트 매수에 나서는 ‘패닉 바잉’의 단초를 제공할 수 있다. 또한,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상승하면 갭투자에 필요한 자기 자본이 줄어들어 투자 수요를 자극할 수도 있다. 이처럼 전세 시장은 더 이상 독립된 임대차 시장이 아니라, 매매시장의 변동성을 키우고 서민들의 주거 불안을 가중시키는 핵심적인 불안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3.4 The Demographic Paradox: National Decline, Capital Concentration
장기적인 관점에서 대한민국의 인구 감소와 고령화는 주택 수요의 구조적 감소를 예고하는 가장 큰 위협 요인이다.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한국의 총인구는 2024년을 정점으로 감소하기 시작하며, 생산가능인구는 이미 가파른 감소세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2025년 하반기 서울 및 수도권 시장을 분석하는 데 있어, 이러한 거시적 인구 감소 추세를 직접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시장의 본질을 오독할 위험이 있다. 단기적으로 시장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총인구의 변화가 아니라, 인구의 ‘이동’과 ‘구성’의 변화이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현상은 바로 수도권으로의 인구 및 경제력 집중이다. 통계청의 국내인구이동통계를 보면, 비수도권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인구가 순유출되는 반면, 경기도와 인천 등 수도권은 꾸준히 순유입을 기록하고 있다. 서울 자체는 높은 주택 가격 등으로 인해 경기도로 순유출되는 경향을 보이지만, 이는 ‘수도권’이라는 거대한 단일 시장 내에서의 이동일 뿐, 국가 전체적으로는 수도권의 인구 블랙홀 현상이 심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더불어 가구 구조의 급격한 변화 역시 중요한 변수다. 1인 가구의 비중은 폭발적으로 증가하여 2025년에는 전체 가구의 31.3%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총인구가 정체되거나 감소하더라도, 독립적인 주거 공간을 필요로 하는 ‘가구’의 수는 계속해서 늘어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변화는 중소형 아파트에 대한 수요를 꾸준히 뒷받침하는 구조적 요인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전국적인 인구 감소라는 거대 담론이 서울 및 수도권의 핵심 입지에 대한 수요 기반을 단기간에 약화시킬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IV. Seoul & Metropolitan Area Forecast: An Age of Hyper-Polarization
앞서 분석한 거시 경제 환경과 시장 내부의 구조적 동인들을 종합해 볼 때, 2025년 하반기 서울 및 수도권 부동산 시장은 ‘초양극화’라는 단 하나의 키워드로 수렴한다. 전체 시장을 아우르는 단일한 방향성은 존재하지 않으며, 자산의 위치와 특성에 따라 각기 다른 운명을 맞이하는 극심한 분화의 시대가 본격화될 것이다.
4.1 Composite Forecast: Downward Stabilization Amidst Divergent Views
2025년 하반기 시장의 전반적인 흐름은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 등이 제시한 ‘하향 안정(Downward Stabilization)’이라는 표현으로 요약될 수 있다. 그러나 이 총괄적인 용어는 시장 내부에 존재하는 극심한 온도 차이를 가리는 착시를 유발할 수 있다.
시장을 바라보는 전문가 집단 사이에서도 전망은 뚜렷하게 엇갈린다. 이는 시장에 상충하는 힘이 얼마나 팽팽하게 작용하고 있는지를 방증한다.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부동산 전문가 집단은 구조적인 공급 부족과 신축 선호 현상에 주목하며 수도권 매매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54%)을 우세하게 내놓았다. 반면, 현장의 공인중개사들은 강력한 대출 규제로 인한 거래 절벽과 매수 심리 위축을 직접 체감하며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56%)을 더 우세하게 제시했다.
이 두 가지 상반된 시각은 모두 시장의 단면을 정확하게 포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급 측면의 구조적 문제를, 공인중개사들은 수요 측면의 현실적 제약을 보고 있는 것이다. 이를 종합하면, 2025년 하반기 시장은 극심한 거래 부진 속에서,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핵심 자산의 가격은 강보합세를 유지하고(전문가 시각 반영), 대출 의존도가 높은 광범위한 중저가 시장은 약보합 내지 하락 압력을 받는(공인중개사 시각 반영) 이중적인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본격적인 시장 회복은 빨라야 2025년 연말 또는 2026년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Table 3. 주요 기관별 2025년 하반기 서울/수도권 부동산 시장 전망 비교
| 기관/조사 대상 | 전국 매매가 전망 | 서울/수도권 매매가 전망 | 서울/수도권 전세가 전망 | 핵심 근거 |
|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 | 하락 우세 | 의견 엇갈림 (하향 안정 기조) | 상승 우세 (전문가 70%, 중개사 68% 상승 전망) | 정부 정책(대출규제) 방향성이 핵심 변수, 수도권/비수도권 차별화 심화 |
| 한국건설산업연구원(CERIK) | 1.0% 하락 | 강보합세 | 1.0% 상승 | 공급 물량 감소가 하방 경직성 제공, 경기 둔화 및 대출 규제가 상승폭 제한 |
| 부동산 전문가 (설문조사) | 하락 우세 (62%) | 상승 우세 (54%) | 상승 우세 (70%) | 신규 주택 공급 감소로 인한 희소성, 신축 선호 현상 |
| 공인중개사 (설문조사) | 하락 우세 (79%) | 하락 우세 (56%) | 상승 우세 (68%) | 대출 규제 강화로 인한 현장의 거래량 감소 및 매수 심리 위축 |
4.2 A Deep Dive into Market Polarization
2025년 하반기 시장의 양극화는 두 가지 축, 즉 ‘지역(Core vs. Periphery)’과 ‘자산 유형(New vs. Old)’을 중심으로 전개될 것이다.
4.2.1 The Core vs. The Periphery
- 핵심 지역 (강남3구, 용산, 마포, 성동 등): 이른바 ‘한강 벨트’로 불리는 이들 지역은 가장 강력한 가격 방어력을 보일 것이다. 이 지역의 구매자들은 상대적으로 현금 동원력이 높아 스트레스 DSR 규제의 영향을 덜 받으며, ‘똘똘한 한 채’를 찾는 유효 수요가 집중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압구정, 반포 등의 재건축 사업 진행과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같은 대형 호재는 가격 하방 경직성을 더욱 강화하는 요인이다. 다만, 최근의 가격 상승에 대한 부담감과 정부의 추가 규제 가능성으로 인해 가격이 급등하기보다는 강보합 수준에서 등락을 거듭할 가능성이 높다. 일부 전문가는 단기적인 조정 가능성도 제기한다.
- 주변부 지역 (노원, 도봉, 강북, 금천, 관악 등): 서울 외곽에 위치한 이들 지역은 거시 경제 환경과 대출 규제에 가장 취약한 고리다. 주택 구매 시 대출 의존도가 높은 중산층 및 서민 실수요자가 주요 수요층이기 때문에, 스트레스 DSR의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핵심 지역의 높은 가격에 부담을 느낀 일부 수요가 6억~10억 원대 아파트가 밀집한 이들 지역으로 이동하는 ‘풍선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이는 시장의 전반적인 침체 흐름을 거스를 만큼 강력하지는 않을 것이다. 전반적으로 거래가 위축된 가운데 가격은 약보합세를 보이거나 소폭 하락할 위험이 상존하며, 핵심 지역과의 자산 가치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이다.
4.2.2 New vs. Old
- 신축 및 준신축 아파트: 이들 자산은 시장의 명백한 주도주다. 극심한 공급 부족으로 희소 가치가 극대화되고 있으며, 쾌적한 주거 환경을 선호하는 실수요자들의 수요가 집중되고 있다. 특히 신규 분양 아파트는 고자산가들이 가장 선호하는 투자처로 꼽히며, 높은 청약 경쟁률과 분양가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다.
- 구축 및 재건축 추진 아파트 (목동, 잠실, 분당 등): 이들 단지는 높은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 재건축·재개발이라는 잠재적 가치는 분명 존재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공사비로 인해 조합원들의 추가 분담금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으며, 이로 인한 내부 갈등으로 사업이 지연되거나 좌초될 위험이 커졌다. 과거와 같은 높은 투자 매력은 상당 부분 퇴색했으며, 이제 이들 단지의 가격은 시장 전체의 흐름보다는 개별 단지의 사업 추진 속도와 분담금 규모에 따라 철저히 차별화될 것이다.
4.3 Key Regional Developments and Infrastructure Catalysts
- 재건축·재개발 주요 사업지: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는 14개 단지 중 다수가 정비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잠실 주공5단지는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이후 시장의 기대감이 높아진 상태다. 성동구의 성수전략정비구역 역시 심의 통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 이들 지역의 미래는 장밋빛 기대보다는 사업성 확보라는 현실적인 과제에 달려 있다.
- 교통 인프라 (GTX) 영향권: 동탄 등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가 개통된 지역은 서울 접근성 개선이라는 확실한 호재를 안고 있다. 이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해당 지역의 가치를 높이는 긍정적 요인이다. 다만, 2025년 하반기의 강력한 대출 규제 환경 하에서는 GTX 개통이 새로운 가격 급등을 촉발하기보다는, 시장의 전반적인 하락 압력 속에서 가격을 방어하는 지지대 역할을 하는 데 그칠 가능성이 높다.
- 1기 신도시 정비 사업: 분당, 일산 등 1기 신도시에서는 재정비를 이끌 ‘선도지구’ 선정이 완료되면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었다. 그러나 선도지구 선정 이후 시장은 추가적인 상승 동력을 얻지 못하고 보합세(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막대한 이주 수요 발생 문제, 추가 분담금 규모 확정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어, 본격적인 가격 상승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V. Conclusion and Strategic Implications
2025년 하반기 서울 및 수도권 부동산 시장은 거시 경제의 한파와 강력한 정책적 제동 장치가 맞물리며 깊은 변곡점을 맞이하고 있다. 시장의 패러다임은 ‘모든 배를 띄우는 밀물’의 시대에서 ‘옥석을 가리는 썰물’의 시대로 전환되고 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시장 참여자들은 과거의 성공 방정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전략적 접근을 모색해야 한다.
5.1 Synthesized Outlook for H2 2025
결론적으로, 2025년 하반기는 자본을 가진 구매자에게는 ‘기회의 창’이 될 수 있고, 부채에 의존하는 구매자에게는 ‘좌절의 벽’이 되는 시장이 될 것이다. 시장은 저성장과 초양극화라는 새로운 구조에 적응해가는 과도기에 있다. 이 시기를 관통하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입지와 자산의 질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점이다. 전반적인 거래량 위축과 가격 안정화 기조 속에서, 소수의 핵심 우량 자산만이 가치를 보전하거나 소폭 상승하는 차별화 장세가 고착화될 것이다. 시장 참여자들은 이제 ‘어디에’ 투자하는가를 넘어 ‘무엇을’ 소유할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에 답해야 한다.
5.2 Key Risk Factors and Alternative Scenarios
본 보고서의 전망은 현재 가용한 정보를 바탕으로 한 기본 시나리오이며, 다음과 같은 리스크 요인에 따라 경로가 달라질 수 있다.
- 상방 리스크 (Upside Risk): 예상보다 빠른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나타나거나, 정부가 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스트레스 DSR 등 강력한 대출 규제를 예상외로 완화할 경우, 억눌렸던 매수 심리가 분출하며 시장이 전망보다 강한 반등을 보일 수 있다. 특히, 공급 부족의 심각성이 시장의 우려를 압도할 경우 가격 상승 압력은 더욱 커질 것이다.
- 하방 리스크 (Downside Risk): 미-중 무역 갈등이 전면적인 관세 전쟁으로 격화되어 글로벌 경기 침체를 촉발하거나, 국내 부동산 PF 부실 문제가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되어 금융 시장 전체를 뒤흔들 경우, 시장은 공급 부족이라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전면적인 하락 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 이 경우, 안전자산 선호 심리마저 위축되며 모든 자산 가격이 동반 하락하는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
5.3 Strategic Recommendations for Market Participants
이러한 복합적인 시장 환경 속에서 각 경제 주체는 다음과 같은 전략적 접근을 고려해야 한다.
- 실수요자 (Prospective Homebuyers): 조급함은 금물이다. 특히 대출을 활용해야 하는 실수요자에게 스트레스 DSR은 넘기 어려운 장벽으로 작용할 것이다. 시장의 단기 변동성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자신의 라이프 플랜과 자금 상환 능력에 맞춰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이 현명하다. 투기적 수요가 빠지고 가격 변동성이 줄어든 지금, 상대적으로 가격 거품이 덜한 우량 입지의 급매물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는 전략을 고려해볼 수 있다.
- 투자자 (Investors): 극도의 신중함이 요구되는 시기다.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투자는 매우 위험하며 성공 가능성이 낮다. 투자의 초점은 철저히 장기적인 관점에서 가치 보존이 가능한 핵심 방어 자산(서울 중심부의 신축 아파트 등)에 맞춰져야 한다. 비수도권이나 사업 불확실성이 큰 재건축 단지에 대한 투자는 높은 리스크를 동반한다. 실제로 고액 자산가들 사이에서는 부동산 투자 선호도가 소폭 하락하고, 채권 등 다른 안전자산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 정책 당국 (Policymakers): 정책 목표는 가계부채의 연착륙을 유도하는 동시에, 건설 산업의 붕괴를 막고 미래의 공급 기반을 확충하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데 있다. 단기적인 시장 안정화를 위한 수요 억제책과 함께, 장기적인 수급 안정을 위해 도심 내 고밀도 복합개발을 촉진하고,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공급 측면의 규제 합리화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또한, 전세가격 급등으로 고통받는 임차인들을 위한 주거 안정 대책 마련도 시급한 과제다.
참고 자료
- 2025년 스트레스 DSR 3단계 시행, 대출한도 차이는 얼마까지? | 뱅크 ..., 10월 7, 2025에 액세스, https://www.banksalad.com/articles/%EC%8A%A4%ED%8A%B8%EB%A0%88%EC%8A%A4-DSR-%EA%B7%9C%EC%A0%9C-%EC%A0%84%EC%84%B8%EB%8C%80%EC%B6%9C-%EB%8B%A8%EA%B3%84
- [김덕기 박사] 2025년 하반기 부동산 시장 심층 전망 - 한국도시환경 ..., 10월 7, 2025에 액세스, http://www.kueherald.co.kr/news/articleView.html?idxno=55715
- 3기 신도시 입주? 2028년에도 불투명 | 부동산 뉴스 - 홈두부, 10월 7, 2025에 액세스, https://homedubu.com/3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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