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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

2026년 글로벌 및 한국 도심항공교통(UAM)·미래항공교통(AAM) 시장 기술 및 사업 현황 심층 분석

by 리서치가이 2026. 4. 13.

서론: 도심항공교통 생태계의 패러다임 전환과 산업 조정기 진입

2026년 4월 12일 현재, 전 세계 도심항공교통(Urban Air Mobility, UAM) 및 미래항공교통(Advanced Air Mobility, AAM) 산업은 극심한 변곡점을 통과하며 전례 없는 구조적 재편기를 맞이하고 있다. 2020년대 초반, 막대한 벤처 자본의 유입과 각국 정부의 공격적인 상용화 로드맵을 바탕으로 급성장했던 전기수직이착륙기(eVTOL) 시장은, 기체 형식증명(Type Certification)의 높은 장벽, 차세대 배터리 기술의 상용화 지연, 인프라 구축의 천문학적 비용이라는 현실적 한계에 부딪히며 냉혹한 '산업 조정기(Adjustment Period)'에 진입했다.1

 

 

과거 수백 개의 스타트업과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난립하며 장밋빛 미래를 제시했던 시장은 이제 극소수의 자본력과 규제 대응 능력을 갖춘 선도 기업 위주로 급격히 재편되고 있다. 특히 2025년 하반기부터 2026년 4월에 이르는 기간 동안, 유럽을 대표하던 주요 eVTOL 제조사들이 자금 조달 실패로 연이어 파산하거나 헐값에 매각되는 사태가 발생했다.4 한국의 주요 대기업들 역시 자체 기체 개발 사업에서 대규모 인력 감축을 단행하거나 막대한 투자 손실을 기록하며 사업을 철수하는 등, 기존의 하드웨어 제조 중심 전략에서 서비스 및 플랫폼 운영 중심으로 전략을 전면 수정하고 있다.6

 

반면, 미국은 연방항공청(FAA)의 유연한 규제 샌드박스 정책과 정부 차원의 인프라 펀딩을 바탕으로 시장의 주도권을 완전히 장악하는 양상을 보이며, 중국은 자국 내 '저고도 경제(Low-altitude economy)' 정책을 통해 독자적인 실상용화 단계에 돌입했다.8 이러한 거시적 변화는 당초 2024~2025년으로 설정되었던 글로벌 및 한국의 UAM 전면 상용화 일정을 2026년의 제한적 실증 비행(eIPP 등)을 거쳐 2028년 이후로 연기시키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10 본 보고서는 2026년 4월 12일 시점을 기준으로 글로벌 AAM 시장의 거시 경제적 지표, 주요 기업들의 기술 및 사업 현황, 규제 기관의 인증 스케줄 변화, 그리고 핵심 기술의 현주소를 심층적으로 분석하여 향후 시장의 중장기적 전망을 도출한다.

 

제1장 글로벌 AAM 시장 규모 및 거시 경제적 파급 효과

시장 규모 및 성장 전망의 다변화

현재 AAM 시장은 단순한 도심 내 여객 운송(Air Taxi)을 넘어 화물 운송, 응급 의료 서비스(EMS), 지역 간 항공 이동(Regional Air Mobility, RAM)으로 그 응용 분야를 폭넓게 확장하고 있다. 2026년 4월 기준, 글로벌 투자 및 시장 분석 기관들이 내놓은 지표에 따르면 2025년 약 132억 7,000만 달러에서 141억 4,000만 달러 수준이었던 글로벌 AAM 시장 규모는 2026년 165억 5,000만 달러에서 최대 180억 7,0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12

 

향후 2034년에서 2035년 사이의 중장기 전망치는 기관별 분석 모델에 따라 870억 달러에서 최대 1,322억 달러까지 다양하게 예측되고 있으며, 이 기간의 연평균 성장률(CAGR) 역시 보수적 추정치인 6.99%에서 공격적 추정치인 37.3%에 이르기까지 넓은 편차를 보이고 있다.12 이러한 추정치의 극심한 편차는 현재 시장이 겪고 있는 기술 인증 지연 리스크와 거시 경제의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자본 조달의 어려움에 대한 분석가들의 시각차에서 기인한다.

 

글로벌 시장 분석 기관 2025년 시장 규모 2026년 추정 규모 2034-2035년 전망치 연평균 성장률(CAGR) 주요 성장 동력 및 분석 기반
Fortune Business Insights 12 132.7억 달러 165.5억 달러 870.0억 달러 (2034) 23.10% 북미 중심의 규제 완화 및 초기 화물/의료망 상용화
SNS Insider 13 141.4억 달러 170.0억 달러 1,215.3억 달러 (2035) 24.04% 자율비행 기술 고도화 및 군/물류 수요 증가
Business Research Insights 14 150.2억 달러 180.7억 달러 1,322.0억 달러 (2035) 6.99% (보수적) 초기 인증 지연 리스크 반영, 화물 위주 안정적 성장
IMARC Group 17 45.4억 달러 (순수 UAM) - 974.0억 달러 (2033) 36.70% eVTOL 대량 양산 임박 및 글로벌 버티포트 인프라 확충

 

이러한 지표 이면의 질적 변화를 살펴보면, 도심 내 단거리 이동(UAM)에 집중되었던 초기 모델에서 벗어나, 기존 공항 및 헬기장 인프라를 활용하여 인접 도시를 연결하는 지역 간 항공 이동(RAM)으로 시장의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12 RAM은 100km 이상의 비행을 요구하지만, 고밀도 도심 상공을 비행하는 UAM에 비해 소음 민원이나 복잡한 공역 통제 문제에서 자유로워 규제 당국의 초기 승인을 받기가 상대적으로 용이하기 때문이다.12 북미 지역은 이러한 RAM 인프라가 잘 갖추어져 있어 단기 수익 창출에 유리한 반면, 아시아 태평양 지역은 극심한 도심 교통 체증을 해결하기 위한 순수 UAM 형태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여 2040년까지 가장 높은 93.57%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18

 

지정학적 자본 디커플링과 산업 생태계의 양극화

2026년 AAM 시장은 '디커플링(Decoupling)' 현상을 겪고 있다. 중국은 자국 민항국(CAAC)의 패스트트랙 인증을 바탕으로 이항(EHang)의 EH216-S 모델이 광둥성, 허페이 등에서 세계 최초로 유상 여객 상업 비행을 개시했으며, 샤오펑(XPeng)은 지상 차량과 분리되는 모듈형 플라잉카의 대량 양산에 돌입하며 이른바 '저고도 경제'의 주도권을 장악하고 있다.9 반면, 미국과 유럽은 유인 조종사 탑승을 전제로 한 엄격한 형식증명(TC) 절차를 고수하며 기술적 완벽성과 안전성 입증에 천문학적인 비용과 시간을 소모하고 있다. 이러한 규제 철학과 자본 시장의 차이는 결국 유럽 UAM 기업들의 대규모 파산과 미국 기업들의 상대적 독주라는 양극화된 결과를 초래했다.

 

제2장 유럽 UAM 생태계의 붕괴와 자본 시장의 냉혹한 평가

2025년 말부터 2026년 4월에 이르는 기간 동안 글로벌 UAM 산업에서 가장 충격적인 지정학적 사건은 유럽을 대표하던 두 선도적 eVTOL 제조사, 릴리움(Lilium)과 볼로콥터(Volocopter)의 연쇄 파산 및 매각이다. 이들의 몰락은 단순한 기업 경영의 실패를 넘어, 하드웨어 스타트업이 직면한 UAM 산업의 구조적 모순과 유럽 내 벤처 자금 조달 환경의 경직성이 낳은 필연적 결과로 분석된다.

 

릴리움(Lilium)의 최종 파산과 청산 절차 돌입

독일 바이에른에 본사를 둔 릴리움은 30개의 소형 덕티드 팬(Ducted fan)을 날개에 장착한 독창적인 전기 추진 기반의 6인승 eVTOL '릴리움 제트(Lilium Jet)'를 개발해 왔다. 사우디아라비아 항공(Saudia Group) 등으로부터 780대 이상의 사전 주문 및 옵션 계약을 확보하며 글로벌 UAM 시장의 기린아로 평가받았다.4 그러나 기체 상용화를 위한 최종 비행 테스트와 대량 생산 설비 구축에 필요한 막대한 자본 연소(Cash burn)를 견디지 못했다.

 

결정적인 위기는 2024년 하반기에 발생했다. 릴리움은 독일 연방 정부(KfW)와 바이에른 주정부로부터 1억 유로 규모의 대출 보증을 확보하여 추가 민간 자본을 유치하려 했으나, 독일 의회 예산위원회에서 이 지원안이 최종 부결되었다.4 정부의 재정적 보증을 잃은 릴리움은 2024년 10월 첫 번째 자율 관리 형태의 파산 보호 절차에 돌입했다.22 이후 2024년 12월 말, 유럽 및 북미 투자자들로 구성된 'MUC(Mobile Uplift Corporation)' 컨소시엄이 2억 유로(약 2억 1,000만 달러) 규모의 투자를 약속하며 기사회생하는 듯했다.4 이 자금은 릴리움의 핵심 자산을 인수하고 2026년 상용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구명줄로 여겨졌다.23

 

그러나 2025년 초까지 약속된 자금 납입이 기술적, 행정적 이유로 계속 지연되었고, 직원들의 임금 체불 사태가 장기화되며 핵심 인력 이탈이 가속화되었다.4 결국 자금 조달에 완전히 실패한 릴리움은 2025년 2월 21일, 성명을 통해 "구조조정을 통한 회생 가능성이 극히 희박하여 운영을 전면 중단한다"며 두 번째이자 최종적인 파산(Insolvency)을 공식 선언했다.4 이로써 한때 혁신의 아이콘이었던 릴리움 제트는 상용화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었다.

 

볼로콥터(Volocopter)의 파산과 헐값 매각을 통한 생존 모색

멀티로터 방식의 2인승 eVTOL '볼로시티(VoloCity)'를 개발해 온 독일의 볼로콥터 역시 릴리움과 유사한 운명을 맞이했다. 볼로콥터는 당초 2024년 파리 올림픽 기간 중 센강 상공에서 상업용 에어택시 시범 운항을 목표로 했으나, 유럽항공안전청(EASA)의 엄격한 인증 절차 지연과 자금난으로 인해 시범 비행을 구형 모델로 대체하는 등 한계를 드러냈다.25 메르세데스-벤츠, 길리(Geely) 자동차 등 거물급 투자자들의 지원을 받았고, 업계 최저 수준의 자금 연소율을 유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상용화 직전의 '죽음의 계곡'을 넘기 위한 추가 자금 수혈에 실패했다.5 독일 바덴뷔르템베르크와 바이에른 주정부의 재정 지원 거부가 결정타로 작용하면서, 볼로콥터는 2024년 12월 26일 칼스루에 지방법원에 파산 절차를 신청했다.4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볼로콥터는 2025년 3월, 중국의 거대 자동차 및 항공 부품 제조사인 완펑그룹(Wanfeng Group) 산하의 오스트리아 다이아몬드 항공(Diamond Aircraft)에 전격 인수되며 간신히 파산을 면했다.8 그러나 이 매각 과정은 유럽 UAM 산업의 몰락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다. 과거 15억 달러 이상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던 볼로콥터의 지적 재산권과 핵심 유형 자산이 불과 약 4,200만 유로의 장부가를 밑도는, 단돈 1,000만 유로(약 1,100만 달러)라는 헐값에 중국계 자본에 넘어간 것이다.28

 

다이아몬드 항공의 품에 안긴 볼로콥터는 전략을 대폭 수정했다. 당초 목표로 했던 거창한 상업용 도심 여객 운송 대신, 인증이 상대적으로 덜 까다로운 '경량 스포츠 항공기(Light Sport Aircraft, LSA)' 카테고리를 겨냥한 18로터 기반의 슬림형 모델 'VoloXPro' 개발에 집중하기로 한 것이다.31 기존 주력 모델인 VoloCity 역시 2026년 EASA 형식증명 획득을 목표로 개발을 지속하고 있으나, 본격적인 상업 운항 일정은 2027년 이후로 기약 없이 밀려난 상태다.8

 

유럽 선도 기업 연쇄 도산의 원인과 3차적 시사점

릴리움과 볼로콥터의 몰락은 단일 기업의 방만한 경영 탓이 아니라, 항공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대처하는 유럽 규제 환경의 구조적 취약성을 여실히 드러낸다.

 

첫째, EASA의 극단적으로 보수적인 인증 기준이다. EASA가 제정한 'SC-VTOL' 규정은 대형 여객기에 적용되는 '10의 -9승(10억 비행 시간당 단 1회의 치명적 고장만 허용)'이라는 무결점 안전 기준을 요구한다.35 혁신적인 전기 추진 시스템과 새로운 비행 제어 소프트웨어를 적용해야 하는 벤처 기업들에게, 이 기준을 충족하기 위한 설계 증명(DO-178C, DO-254 등) 및 비행 테스트 비용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36

 

둘째, 물리적 법칙을 간과한 과도한 기체 설계의 한계다. 릴리움의 덕티드 팬 방식과 볼로콥터의 다중 로터 방식은 수직 이착륙 및 호버링(제자리 비행) 시 막대한 전력을 소모한다. 현재 상용화된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200~300 Wh/kg)로는 비상 시 회항을 위한 30~45분의 예비 전력 규정을 충족하면서 유의미한 항속 거리와 탑재량을 확보하는 것이 열역학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웠다.

 

셋째, 지정학적 자금 조달 생태계의 불균형이다. 미국의 경쟁사들(Joby, Archer)이 미 국방부(DoD)의 AFWERX 프로그램으로부터 수천만 달러의 비희석성(Non-dilutive) R&D 지원금과 군용 테스트베드를 제공받은 반면, 유럽의 스타트업들은 국방 예산의 지원 없이 순수 민간 벤처 자본과 보수적인 정부 대출에만 의존해야 했다.4

 

제3장 미국 중심의 UAM 패권 재편과 규제 당국의 유연한 대응

유럽 기업들의 몰락으로 발생한 글로벌 시장의 진공 상태는 막대한 자본력과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미국 기업들이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 특히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기존의 경직된 항공 규제를 UAM 산업의 현실에 맞게 적극적으로 개편하며 자국 기업들의 상용화 일정을 돕고 있다.

 

FAA의 규제 샌드박스: 파워드 리프트(Powered-lift) 규정과 eIPP 프로그램

FAA는 eVTOL 기체를 헬리콥터(회전익)나 비행기(고정익)의 어느 한 범주에 억지로 끼워 맞추는 대신, 두 가지 특성을 모두 포괄하는 새로운 '파워드 리프트(Powered-lift)' 카테고리를 신설하는 특별연방항공규정(SFAR)을 최종 확정했다.35 이를 통해 조종사 양성 및 기체 인증에 관한 새로운 법적 틀이 마련되었으며, 기체 제조사들은 Part 21.17(b) 규정에 따라 각 기체의 특성에 맞는 모자이크식 맞춤형 인증 기준(Custom certification basis)을 적용받을 수 있게 되었다.39

 

무엇보다 2026년 미국 AAM 시장을 관통하는 가장 중요한 핵심 정책은 백악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출범한 'eVTOL 통합 조종 프로그램(eIPP, eVTOL Integration Pilot Program)'이다.40 전통적인 항공 규제에서는 기체가 100% 형식증명을 획득해야만 상업적 운항이 가능했다. 그러나 eIPP는 완전히 성숙하지 않은 규제 환경 속에서도, 기체가 최종 인증 요건을 완벽히 충족하기 전(사전 인증 또는 실험적 프레임워크 단계)에 화물, 의료, 제한적 여객 운송 등의 상업 비행을 허용하는 혁신적인 정책 승인이다.41 미국 내 26개 주, 10개 지역(뉴욕, 플로리다, 텍사스 등)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실시되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 eVTOL 기업들은 조기 매출을 창출하고, 실제 도시 환경에서의 운항 데이터(소음, 배터리 효율, 관제 연동)를 축적하여 최종 형식증명 과정의 시행착오를 대폭 줄이고 있다.40

 

주요 미국 eVTOL 제조사 기술 및 사업 현황 (2026년 4월 기준)

  1. 조비 에비에이션 (Joby Aviation)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조비 에비에이션은 2026년 초, eVTOL 업계 최초로 FAA로부터 상업용 승객을 태울 수 있는 완전한 '운송사업자 인증(Commercial Air Carrier Certificate)'을 획득하며 시장 지배력을 확고히 했다.43 수년 전부터 우버(Uber)의 항공 사업부를 인수하고 델타항공(Delta Air Lines)과 협력해 온 조비는, 도요타(Toyota)로부터 누적 8억 9,400만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투자를 받아 마리나 및 데이턴 공장에서 양산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44 기체 성능은 최고 속도 200mph, 1회 충전 시 항속 거리 약 150마일에 달하며, 1,000회 이상의 비행 테스트를 거쳐 기술적 완성도를 입증했다.43 최근에는 인공지능 기반 영공 트래픽 관리 기업인 에어 스페이스 인텔리전스(Air Space Intelligence, ASI)와 파트너십을 맺고, 복잡한 도심 상공에 수백 대의 에어택시를 안전하게 관제할 수 있는 '플라이웨이 AI(Flyways AI)' 플랫폼 개발에 착수했다.47 조비는 2026년 eIPP 프로그램을 통해 뉴욕 맨해튼 헬기장 등에서 초기 상업 운항을 전개할 예정이다.48
  2. 아처 에비에이션 (Archer Aviation) 조비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인 아처 에비에이션은 다국적 자동차 기업 스텔란티스(Stellantis)의 제조 인프라를 활용하여 자본 집약적인 공장 건설 비용을 절감하고 인증 절차에 자금을 집중하는 영리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49 아처의 주력 기체 '미드나이트(Midnight)'는 약 20마일 내외의 짧은 도심 구간을 고빈도로 연속 비행(백투백 비행)하는 데 특화되어 있다.50 특히 아처는 2026년 초, FAA가 요구하는 797개의 기체 안전성 및 '적합성 입증 방법(Means of Compliance, MoC)'을 100% 통과하는 쾌거를 거두었다.46 이는 조비조차 설계 변경 여지를 남겨두어 97% 완료에 머물렀던 단계로, 아처가 형식검사승인(TIA)을 향한 가장 큰 기술적 합의를 마쳤음을 의미한다.51 아처 역시 eIPP에 참여하여 플로리다, 뉴욕 등에서 초기 실증 비행에 돌입할 예정이다.41
  3. 위스크 에어로 (Wisk Aero) 보잉(Boeing)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위스크 에어로는 조비, 아처와 달리 처음부터 조종사가 탑승하지 않는 '100% 자율비행(Autonomous-first)' 노선을 채택하고 있다.52 2025년 말, 6세대 자율비행 eVTOL의 첫 수직 이륙 및 호버링 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쳤으며, 이는 미국 내에서 자율비행 여객기 형식증명(TC)을 신청한 최초의 사례다.54 위스크는 기존 자율 주행 소프트웨어 인증 프레임워크를 활용해 2030년 이전 무인 에어택시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eIPP 프로그램을 통해 데이터 수집 속도를 극대화하고 있다.41

 

글로벌 제조사 본사 주력 기체 개발 진행 상태 (2026년 4월 기준) 핵심 차별화 전략 및 비고
Joby Aviation 미국 JAS4-1 (S4) FAA 운송사업자 인증 획득, 형식증명 Stage 4 10 도요타 양산 협력, 우버 앱 연계, 150마일 장거리 최적화
Archer Aviation 미국 Midnight FAA 적합성 입증(MoC) 100% 완료 51 스텔란티스 제조 위탁, 20마일 단거리 연속 비행 최적화
Wisk Aero 미국 Gen 6 6세대 자율비행 기체 초도 비행 완료 54 보잉 자회사, 완전 무인 자율비행(Autonomous) 우선 접근
Eve Air Mobility 브라질 Eve eVTOL 50회 시험 비행 완료(비행시간 2시간) 56 엠브라에르(Embraer) 기술 기반, 인증 6대 기체 제작 중
Vertical Aerospace 영국 VX4 유인 추력 전환(Thrustborne transition) 비행 성공 58 8.5억 달러 자금 확보, 영국/유럽 인증 목표 (2028년 상용화)
EHang 중국 EH216-S CAAC 형식증명 획득 및 양산, 상업 비행 중 19 관광 및 단거리 무인 비행 상용화 선도 (100+ 운항 사이트)

 

2026년 상용화 일정에 대한 냉정한 분석과 향후 전망

미국 기업들의 비약적인 성과에도 불구하고, 시장 분석가들은 2026년 내에 어떠한 미국산 eVTOL 기체도 상업용 여객 운송을 위한 '최종 형식증명(Full Type Certificate)'을 획득하지 못할 것이라고 단언한다.10 당초 조비와 아처는 2025~2026년 완전 상용화를 자신했으나, FAA의 5단계 인증 절차 중 가장 가혹한 기체 하중, 소프트웨어 사이버 보안, 비행 행동 입증이 포함된 Stage 4 및 Stage 5 테스트(TIA 이후의 본격 테스트)를 통과하는 데는 물리적인 시간이 더 필요하기 때문이다.39

 

분석 기관 SMG Consulting과 주요 외신들의 분석을 종합하면, 조비의 완전한 형식증명 획득 시점은 일러야 2027년 중후반, 아처는 2028년 이후로 예측된다.10 결과적으로 2026년은 언론에 포장된 '완전한 에어택시 시대의 개막'이 아니라, eIPP 등 규제 면제 프로그램을 통한 화물, 우편, 의료 등 무인 및 제한적 여객 수송 중심의 '베타 테스트 상용화 기간'으로 보아야 타당하다. 이는 UAM 시장이 자본의 인내심을 요구하는 중장기적인 마라톤 체제로 전환되었음을 시사한다.

 

제4장 한국 대기업의 UAM 사업 구조조정과 K-UAM 로드맵의 재편

이러한 글로벌 UAM 시장의 구조조정 한파와 상용화 지연의 여파는 한국 시장에도 강력한 타격을 입혔다. 2020년대 초중반, 막대한 R&D 비용을 투입하며 기체를 직접 설계하고 제조하려던 한국의 주요 대기업들은 현실적인 재무 리스크와 인증의 벽 앞에서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거나 과감히 철수하는 결단을 내렸다.

 

현대자동차그룹(Supernal)의 뼈아픈 구조조정과 상용화 지연

가장 극적인 변화는 현대자동차그룹의 미국 내 UAM 독립 법인인 '슈퍼널(Supernal)'에서 발생했다. 슈퍼널은 지난 수년간 워싱턴 D.C.와 캘리포니아에 거점을 두고 수천억 원을 쏟아부으며 기술 개발을 주도해 왔으며, 2024년 초 CES에서는 완성도 높은 차세대 eVTOL 콘셉트인 'S-A2'를 공개하며 2028년 상용화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6

 

그러나 글로벌 UAM 캐즘(Chasm)의 파고를 넘지 못했다. 2026년 2월 27일, 슈퍼널은 전체 인력의 무려 80%에 달하는 296명을 해고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전격 단행했다.6 이로 인해 슈퍼널에는 기체 개발을 주도할 엔지니어가 대거 이탈하고 약 70~80명의 최소 핵심 인력(Skeleton staff)만이 남아 조직을 유지하는 실정이다.63 이미 2025년 8월, 슈퍼널을 이끌며 현대차의 AAM 비전을 설계했던 신재원 사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자문역으로 이동하면서 위기의 징후가 나타난 바 있다.6

 

현대차그룹 측은 이번 대규모 인력 감축이 UAM 사업에서의 "완전한 철수나 포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65 대외적으로는 "기술 개발 초기 단계에서 제품 상업화 단계로 전환하기 위해, 비용 구조를 최적화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재편하기 위한 전략적 숨고르기(Strategic pivot)"라고 해명하고 있다.6 그러나 항공업계 전문가들은 S-A2 기체의 테더링 없는(무계류) 실증 비행조차 완벽히 수행하지 못한 상태에서 핵심 인력을 해고한 것은, 사실상 기체 독자 개발에 들어가는 천문학적 비용과 인증 리스크를 현대차 수뇌부가 더 이상 감내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한다.61 이에 따라 현대차의 S-A2 2028년 상용화 일정은 기약 없이 연기되거나, 향후 타 제조사의 기체를 도입하여 지상 모빌리티(자율주행차, 목적기반차량 등)와 연계하는 서비스 플랫폼 위주로 전략이 대폭 축소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한화시스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UAM 사업 전면 철수

한화그룹의 행보는 현대차보다 한발 더 나아가, 더욱 단호하고 차가웠다. 한화시스템은 당초 미국 카렘 에어크래프트(Karem Aircraft)에서 분사한 eVTOL 개발사 오버에어(Overair)에 1,400억 원(약 1억 달러) 이상의 대규모 지분 투자를 단행하며 기체 공동 개발을 의욕적으로 추진해 왔다.7 오버에어는 소음이 적고 효율이 높은 '최적 속도 틸트로터(OSTR)' 기술을 적용한 '버터플라이(Butterfly)' 기체를 개발 중이었으나, 무인 시제기 공개 이후 유인 비행 등 기술 고도화에 심각한 난항을 겪었다.66 결국 후속 투자 유치에 실패하고 핵심 인력이 이탈하자, 한화시스템은 2025년 중반 기체 상용화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판단하여 투자금 전액을 손실 처리하고 기체 제작 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했다.7

 

그룹 내 방산 및 항공우주 주력 계열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역시 사업 포트폴리오의 극단적인 선택과 집중을 보여주었다. 2026년 4월 9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풍산그룹의 탄약 제조 사업부(약 1조 5,000억 원 규모)를 인수하려던 대규모 M&A 계획을 전격 중단한다고 공시했다.68 이는 한화그룹 수뇌부가 향후 수조 원의 추가 출혈이 불가피하고 상용화 시기가 불투명한 UAM 및 파생 민수 항공 사업에 대한 환상을 버리고, 최근 글로벌 지정학적 긴장 고조로 인해 수요가 폭발하고 있는 전통 방산(포탄, 유도무기, 자주포 등)과 이미 검증된 우주 발사체 분야에 그룹의 모든 핵심 역량과 자본을 올인하겠다는 강력한 재무적·전략적 선회로 해석된다.

 

K-UAM 그랜드챌린지 실증 성과와 통신사·항공사 중심의 패권 이동

한국 정부(국토교통부)가 2020년에 야심 차게 발표했던 'K-UAM 상용화 로드맵'은 당초 2025년 일부 노선의 최초 상용화를 목표로 했다.71 그러나 국내 기업들의 기체 개발 포기, 버티포트 등 인프라 구축의 지연, 그리고 글로벌 기체 제조사들의 인증 연기로 인해 실제 승객을 태우는 상용화 시점은 2026년 말 또는 2027년 이후로 조용히 수정되었다.7

 

제조사들이 휘청거리는 사이, 한국 UAM 생태계의 패권은 통신사와 대형 항공사, 그리고 공항 운영사 중심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2025년 하반기, 인천 아라뱃길 상공(약 44.57㎢)에서 자체 개발한 UAM 교통관리 및 운항 통제 플랫폼 'ACROSS(Air Control & Routing Orchestrated Skyway System)'를 활용해 K-UAM 그랜드챌린지 2단계 실증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75 이들은 기체 제조의 리스크를 피하는 대신, 수십 년간 축적한 글로벌 항공 운항 노하우를 바탕으로 다중 경로 영공 통제, 돌발 상황 대처, 통신 시스템 연동 기술을 검증하며 한국형 UAM 관제 표준을 주도하고 있다.75

 

SK텔레콤(SKT)의 전략적 선구안은 현재 가장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SKT는 일찍이 2023년 미국 조비 에비에이션(Joby)에 1억 달러를 선제적으로 투자하며 끈끈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했다.78 그 결과, SKT-한국공항공사-한화시스템으로 구성된 'K-UAM 드림팀' 컨소시엄은 한국 내 실증 및 초기 상용화 단계에서 조비의 가장 앞선 기체를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78 현대차와 한화가 자체 기체 개발 실패로 시간과 자본을 허비한 사이,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기체 상용화 능력을 갖춘 파트너를 포섭한 SKT가 향후 한국 UAM 통신망 및 MaaS(Mobility as a Service) 플랫폼 시장을 지배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인프라 관점에서는 서울시와 한국공항공사의 행보가 눈에 띈다. 서울시는 2026년 실증 비행을 거쳐 2030년까지 여의도, 김포국제공항, 수서, 잠실 등 4곳 핵심 거점에 버티포트를 구축하여 본격적인 한강 네트워크 상용화에 나설 계획이다.74 특히 김포공항은 여객뿐만 아니라 수직이착륙기를 활용한 화물 물류 허브로의 전환을 준비 중이다.80 또한, 한국공항공사(KAC)와 항공우주연구원(KARI)은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KINTEX) 인근에 2027년 완공을 목표로 UAM 전용 버티포트 테스트 허브를 구축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여객 예약, 보안 검색, 수하물 처리, 탑승에 이르는 전 과정을 검증하게 된다.81 이는 기체 제조의 약점을 인프라 최적화와 디지털 운영 노하우로 상쇄하여 아시아 최고 수준의 스마트 항공 인프라 국가로 거듭나려는 정책적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한국 주요 K-UAM 컨소시엄 및 기업 2026년 핵심 사업 현황 및 전략적 변화 거시적 파급 효과 및 시사점
현대자동차 (Supernal) 296명(80%) 대량 해고, S-A2 개발 일시 중단, 사업 재평가 6 2028년 독자 기체 상용화 사실상 무산, 향후 타사 기체 도입을 통한 서비스업 전환 가능성
한화시스템 / 한화에어로 오버에어 투자금 1400억 손실 처리, 기체 제작 완전 철수. 풍산 인수 철회 7 UAM 하드웨어 리스크 원천 차단, 전통 방산 및 우주 산업에 그룹 역량 올인
SK텔레콤 (K-UAM 드림팀) Joby Aviation 기체 독점 사용권 확보, 1억 달러 투자 기반 그랜드챌린지 주도 78 국내 기체 제조사 부진의 최대 수혜, 통신·플랫폼 기반 한국 UAM 생태계 1강 지위 확보
대한항공 그랜드챌린지 2단계 실증 완료, 독자 교통관리 시스템 ACROSS 검증 성공 75 기존 항공 운항 노하우를 바탕으로 UAM 관제 및 영공 통제 소프트웨어 시장 선점

 

제5장 차세대 UAM을 위한 핵심 기술 장벽: 배터리와 인프라 동향

글로벌 UAM 기업들의 상용화 일정을 2026년에서 2028년 이후로 강제적으로 지연시킨 가장 큰 하드웨어적 병목(Bottleneck)은 역설적이게도 항공 기술이 아니라 '배터리 화학 기술'에 있다.

 

배터리 에너지 밀도의 한계와 전고체(Solid-State) 기술의 상용화 지연

항공기는 본질적으로 무게와의 싸움이다. 현재 전기차(EV)에 범용적으로 사용되는 최고 수준의 리튬이온 배터리는 약 200~300 Wh/kg의 에너지 밀도를 갖는다.82 이는 바퀴를 굴리는 지상 차량에는 충분한 수치이나, 중력을 거슬러 수직으로 이착륙해야 하는 eVTOL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착륙 시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는 데다, 항공 안전 규정상 악천후나 비상 상황에 대비해 최소 30~45분의 예비 비행 전력을 남겨두어야 하므로 실제 상업적으로 가용한 항속 거리는 극도로 제한된다. 더욱이 잦은 고속 충방전으로 인한 열 폭주(Thermal Runaway) 위험과 셀 수명 단축(일반 자동차 대비 40% 수명 감소)은 해결하기 어려운 엔지니어링 과제다.83

 

이에 따라 UAM 업계는 액체 전해질을 고체로 대체하여 화재 위험을 없애고, 흑연 대신 리튬 금속 양극재를 사용하여 에너지 밀도를 400~500 Wh/kg(최대 600 Wh/kg)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전고체 배터리(Solid-state Battery)'를 구원투수로 기다려왔다.82 2025~2026년을 기점으로 전고체 배터리 관련 특허 출원이 2017년 대비 4배 이상 폭증(1,288건)하며 퀀텀스케이프(QuantumScape), 솔리드 파워(Solid Power), 프롤로지움(ProLogium) 등과 아시아 배터리 제조사들이 치열한 연구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다.86 토요타(Toyota), 창안자동차, 체리자동차 등도 전기차 탑재를 위해 주행거리 1,000km 이상의 솔리드 배터리 상용화를 예고했다.86

 

그러나 2026년 4월 현재, UAM 기체에 탑재할 수준의 신뢰성과 대량 양산 경제성을 확보한 전고체 배터리는 여전히 시장에 존재하지 않는다.85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 대비 3~5배 이상 높은 제조 원가, 고체 전해질-전극 간의 계면 저항 문제, 대면적 롤투롤(Roll-to-roll) 양산 공정의 기술적 난이도가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87

 

배터리 기술 유형 현재 도달 에너지 밀도 UAM 상용화 시점 (예상) 핵심 기술적 한계 및 특징
리튬 이온 (Li-ion) 200 ~ 300 Wh/kg 현재 상용화됨 고출력 수직 이착륙 시 열 폭주 위험, 항속 거리 매우 제한적 82
반고체 (Semi-solid) 300 ~ 360 Wh/kg 부분 상용화 (드론 등) 액체 전해질 최소화로 화재 위험 감소, 대량 양산 과도기적 대안 89
전고체 (Solid-state) 400 ~ 600 Wh/kg (목표) 2028 ~ 2030년 이후 리튬 금속 음극재 사용으로 획기적 밀도 향상, 양산 공정/수율 확보 난항 82

 

이러한 전고체 배터리의 상용화 지연은 곧바로 UAM 기업들의 생존 전략 변화로 이어졌다. 2026년 현재 가장 현실적인 상업적 대안으로 떠오른 것은 '반고체 배터리(Semi-Solid Battery)'와 '하이브리드-전기(Hybrid-Electric) 추진 시스템'이다. 반고체 배터리는 기존 생산 설비를 일부 활용할 수 있어 산업용 드론 등에 우선 채택되고 있다.89 또한 영국 버티컬 에어로스페이스(Vertical Aerospace) 등 일부 선도 기업들은 초기 배터리 전용 모델(VX4) 개발에 이어 수소 연료 전지나 기존 터빈 엔진을 보조 발전기로 결합하여 비행 중 배터리를 충전하는 하이브리드-전기 파생 모델 개발에 착수하며 항속 거리와 페이로드의 한계를 우회하려 시도하고 있다.8

 

버티포트(Vertiport) 및 도심항공교통관리(UATM) 표준화

기체 개발이 지연되는 동안, 각국은 향후 대규모 운항을 대비한 지상 인프라 및 디지털 관제망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메가와트(MW)급 초고속 충전기 표준 제정, 버티포트 건축물에 대한 화재 안전 및 하중 보강 기준, 그리고 기존 헬기장(Heliport)의 버티포트 전환 규정 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대두되었다.11

 

또한 수많은 무인 및 유인 기체가 도심 상공을 저고도로 혼재하여 비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를 디지털로 조율하는 도심항공교통관리(UATM, Urban Air Traffic Management) 시스템 개발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앞서 언급한 대한항공의 'ACROSS'나 조비의 'Flyways AI'가 대표적인 사례다.47 ASTM International 등 국제 표준화 기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등과 협력하여 무인 수상정(USV) 및 무인 항공기(UAV) 간의 상호 운용성을 확보하기 위한 기술 규격과 방위 산업 연계 프레임워크를 정립하고 있으며, 이는 향후 군사 및 민간 UAM 관제 시스템의 근간이 될 것이다.95

 

결론: UAM ‘겨울’을 넘어선 옥석 가리기와 대한민국의 전략적 과제

2026년 4월 현재, 글로벌 UAM/AAM 시장은 막연한 기술적 환상과 벤처 열풍에서 벗어나 철저한 자본 논리와 규제 현실, 그리고 물리학적 한계를 직시하는 고통스러운 '조정기'를 통과하고 있다. 지난 1년간 발생한 유럽의 대표적 스타트업 릴리움과 볼로콥터의 파산 및 헐값 매각은, 단지 '날 수 있는 전기 항공기'를 개발하는 것만으로는 엄격한 항공 인증 기준과 수조 원에 달하는 현금 연소(Cash burn)를 견뎌낼 수 없음을 보여주는 뼈아픈 교훈이다.

 

이러한 혼돈의 시기를 가장 영리하게 돌파하고 있는 국가는 미국이다. FAA의 '파워드 리프트(SFAR)' 신설 및 유연한 'eIPP(eVTOL 통합 조종 프로그램)' 정책 수립, 그리고 국방부(AFWERX)의 막대한 비희석성 R&D 자금 지원을 등에 업은 조비 에비에이션과 아처 에비에이션은 형식증명 이전 단계에서도 조기 상용화의 길을 걷고 있다. 결과적으로 향후 서방 세계의 상업용 eVTOL 기체 표준과 시장 점유율은 막대한 자본력과 제조 인프라(도요타, 스텔란티스 등 결합)를 갖춘 미국 기업들에 의해 독식될 확률이 매우 높아졌다. 반대편에서는 중국이 정부 주도의 저고도 경제 육성 정책과 드론 기술력을 바탕으로 자율비행 eVTOL의 실상용화를 이미 이룩하며 미국과 완전히 차별화된 독자적 생태계를 굳히고 있다.

 

한국의 상황은 복합적이다. 현대차그룹(슈퍼널)의 80% 인력 감축과 한화그룹의 기체 사업 전면 철수는 단기적으로는 한국이 자체 기체 개발 경쟁에서 도태되어 '기체 수입국'으로 전락함을 의미한다. 기체 개발에 투입되는 천문학적 리스크를 피하기 위한 대기업 수뇌부의 냉정한 재무적 결단이었으나, 글로벌 하드웨어 주도권을 내어준 것은 뼈아픈 대목이다. 그러나 중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이는 글로벌 승자(Winner)로 살아남은 기체(예: SK텔레콤이 독점권을 확보한 Joby)를 빠르게 도입하여, 세계 최고 수준의 통신망과 대도시 인프라를 바탕으로 한국형 MaaS(Mobility as a Service) 생태계를 선점하는 '운영 및 플랫폼 중심 전략'으로의 영리한 선회로 평가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전고체 배터리 기술의 병목과 FAA/EASA 간의 상이한 규제 체계로 인해 전 세계적인 UAM의 완전한 상용화는 2025~2026년에서 2028년 이후로 조용히 지연되었다. 하지만 2026년은 결코 산업의 쇠퇴기가 아니다. 거품이 걷히고 진정한 자본력과 규제 협상력을 갖춘 실력자들만이 살아남아, eIPP 등을 통해 화물, 의료, 제한적 여객 중심의 현실적인 수익 모델을 증명하기 시작하는 '실질적 산업화의 원년'이다. 향후 AAM 시장의 진정한 승패는 기체 제조 여부가 아니라, 누가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도시 영공을 디지털로 통합(Integration)하고 안전한 관제 인프라(UATM 및 버티포트)를 구축해 내느냐에 달려 있다. 대한민국은 기체 제조의 아쉬움을 발판 삼아, 독자적인 도심 항공 관제 소프트웨어와 버티포트 운용 노하우를 극도로 고도화하여 '스마트 항공 인프라 및 서비스 플랫폼 수출국'으로서 글로벌 영공의 새로운 패권을 쥐어야 할 중대한 시점에 서 있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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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8. Joby to Begin U.S. Operations in 2026 Under White House Air Taxi Program | Joby Aviation, 4월 12, 2026에 액세스, https://www.jobyaviation.com/news/joby-to-begin-u-s-operations-in-2026-under-white-house-air-taxi-program
  49. Flying Cars and Rising Bars: The 2026 eVTOL Breakout Begins - MarketBeat, 4월 12, 2026에 액세스, https://www.marketbeat.com/stock-ideas/flying-cars-and-rising-bars-the-2026-evtol-breakout-begins/
  50. Archer Aviation (ACHR): The Flight Path to Commercialization in 2026, 4월 12, 2026에 액세스, https://markets.financialcontent.com/wral/article/finterra-2026-3-2-archer-aviation-achr-the-flight-path-to-commercialization-in-2026
  51. Archer Just Did in 7 Years What Joby Couldn't in 20 — And the FAA Agrees - Reddit, 4월 12, 2026에 액세스, https://www.reddit.com/r/ACHR/comments/1rkcjad/archer_just_did_in_7_years_what_joby_couldnt_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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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4. Wisk Completes First Flight of Generation 6 Autonomous eVTOL, 4월 12, 2026에 액세스, https://wisk.aero/newsroom/wisk-completes-first-flight-of-generation-6-autonomous-evtol
  55. Certifying Autonomous Air Taxis - Wisk Aero, 4월 12, 2026에 액세스, https://wisk.aero/newsroom/certifying-autonomous-air-taxis
  56. Eve Air Mobility Builds Flight-Test Momentum With 50 Successful Flights, 4월 12, 2026에 액세스, https://www.eveairmobility.com/eve-air-mobility-builds-flight-test-momentum-with-50-successful-fligh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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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8. Vertical Aerospace Achieves Historic Piloted Thrustborne Transition, 4월 12, 2026에 액세스, https://vertical-aerospace.com/wp-content/uploads/2026/04/April-6th-Press-Release-V2.pdf
  59. Vertical Aerospace Completes First Piloted eVTOL Thrustborne Transition, 4월 12, 2026에 액세스, https://www.aaminternational.com/2026/04/vertical-aerospace-completes-first-piloted-evtol-thrustborne-transition/
  60. Advanced Air Mobility Pioneers Edge Toward Long-awaited Commercial Launch | AIN, 4월 12, 2026에 액세스, https://www.ainonline.com/aviation-news/business-aviation/2026-02-20/advanced-air-mobility-edges-towards-commercial-launch
  61. After pausing air taxi development, here are the possible next steps for Airbus, Supernal - Aerospace America, 4월 12, 2026에 액세스, https://aerospaceamerica.aiaa.org/after-pausing-air-taxi-development-here-are-the-possible-next-steps-for-airbus-super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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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6. Overair Parts Ways with Hanwha After Funding Struggles - Aviationext, 4월 12, 2026에 액세스, https://www.aviationext.com/overair-parts-ways-with-hanwha-after-funding-struggles/
  67. [단독] 한화시스템, 올해 상용화 자신한 UAM 사업 접는다 - 더에이아이, 4월 12, 2026에 액세스, http://www.newstheai.com/news/articleView.html?idxno=7536
  68. Hanwha Aerospace abandons $1 bn bid for Poongsan's ammunition unit - KED Global, 4월 12, 2026에 액세스, https://www.kedglobal.com/mergers-acquisitions/newsView/ked202604090008
  69. Hanwha Aerospace drops plan to acquire Poongsan's defence unit | M&A Critique, 4월 12, 2026에 액세스, https://mnacritique.mergersindia.com/news/hanwha-aerospace-drops-plan-to-acquire-poongsans-defence-un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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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2. 기업·지자체, 2025년 UAM 상용화 목표···미래 교통시대 열릴까? - 대한민국 국방산업발전대전, 4월 12, 2026에 액세스, https://www.inlex.co.kr/kor/board/newsrelease?viewMode=view&ca=&sel_search=&txt_search=&page=20&idx=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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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4. UAM 상용화 완벽 전망: 2026년 도심항공교통 연계 차량 인프라 - 겟차, 4월 12, 2026에 액세스, https://web.getcha.kr/blog/uam-commercialization-2026-urban-air-mobility-vehicle-infrastruc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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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7. 대한항공, 'K-UAM 그랜드 챌린지' 2단계 실증 사업 완수… 국내 최초 도심 운용 가능성 검증, 4월 12, 2026에 액세스, https://news.koreanair.com/%EB%8C%80%ED%95%9C%ED%95%AD%EA%B3%B5-k-uam-%EA%B7%B8%EB%9E%9C%EB%93%9C-%EC%B1%8C%EB%A6%B0%EC%A7%80-2%EB%8B%A8%EA%B3%84-%EC%8B%A4%EC%A6%9D-%EC%82%AC%EC%97%85-%EC%99%84%EC%88%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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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2. Solid-State Batteries 2026: How the Technology Is Finally Reaching Commercial Use, 4월 12, 2026에 액세스, https://to7motor.com/solid-state-batteries-2026-commercial-real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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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0. A Novel Class of High-energy/power-density, Long-cycle-life, Roll-to-roll-processed Solid-state Lithium-Air Batteries (SSLAB) for Aircraft Applications | ARPA-E, 4월 12, 2026에 액세스, https://arpa-e.energy.gov/programs-and-initiatives/search-all-projects/novel-class-high-energypower-density-long-cycle-life-roll-roll-processed-solid-state-lithium-air-batteries-sslab-aircraft-applications
  91. High Energy Density Battery for UAV Applications: Complete 2026 Guide, 4월 12, 2026에 액세스, https://www.xtbattery.com/news/high-energy-density-battery-for-uav-applications-complete-2026-guide/
  92. Electric Planes | How Battery Technology Will Power Skies - Start Pac, 4월 12, 2026에 액세스, https://startpac.com/blog/electric-planes/
  93. eVTOL – a 'Wright Brothers' moment, but concerns remain over certification, financing, acceptance | CAPA - Centre for Aviation | Routes, 4월 12, 2026에 액세스, https://www.routesonline.com/suppliers/10554/capa-centre-for-aviation/news/299665095/evtol-a-wright-brothers-moment-but-concerns-remain-over-certification-financing-acceptance/
  94. FLYING CARS a/k/a eVTOLs- past certification, future technical and financial challenges, 4월 12, 2026에 액세스, https://jdasolutions.aero/blog/flying-cars-k-evtols-past-certification-future-technical-and-financial-challenges/
  95. ASTM International Awarded NATO AIS Fund Project Advancing Interoperability on Unmanned Surface Vehicles (USV) Standardization - AM CoE, 4월 12, 2026에 액세스, https://amcoe.org/news/astm-international-awarded-nato-ais-fund-project-advancing-interoperability-on-unmanned-surface-vehicles-usv-standardization/
  96. Unmanned Maritime Systems Technology USA 2026 | September 14–16 | Arlington, VA, 4월 12, 2026에 액세스, https://www.unmannedsystemstechnology.com/events/unmanned-maritime-systems-technology-usa-conference/